도시 노후화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낡고 노후화되어 간다. 그것은 도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과 아파트도 낡고, 우리가 매일 일상적으로 지나다니는 길과 다리, 터널 그리고 지하철도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보다 빨리 도시와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한 미국의 경우 매 4년 마다 발표하는 미토목학회(ASCE, American Society of Civil Engineering)의 인프라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도로, 교량, 댐 등 16개 사회간접자본의 수준이 ’09년에는 D학점(불량, poor), ’13년에는 D+학점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나마 연방정부의 유지보수 자금 지원에 힘입어 4년 동안 등급이 다소 개선되기는 하였지만, ’98년의 C학점에 비해서는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3년 기준으로 미국의 사회간접자본을 B등급으로 상향시키는 데 필요한 비용이 자그마치 3.6조 달러(한화 약 4,100조원)나 된다고 한다.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가 임기 중 사회간접자본의 재건에 1조 달러를 투자하겠다며 “뉴딜 정책”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사실 이 정도로 노후화가 심각한 미국의 사회간접자본을 재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시의 노후화 문제는 비단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미국보다 늦은 1906년대에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한 일본도 벌써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고, 이는 서울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경우도 ‘16.7월을 기준으로 30년 이상된 교량이 27%나 되고, 하수도도 52%나 되는데 특히 하수도 노후화는 도로함몰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16.7.14일 국내 최초로 서울시의회가 “노후기반시설의 성능개선 및 장수명화 촉진조례”를 법정화하여 ‘19.12.31까지 노후기반시설에 대한 “실태평가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이를 매 5년 마다 갱신하고, 실태평가보곳를 토대로 6개월 이내에 종합관리계획을 작성토록 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도시노후화는 도시 속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우리들의 안전한 삶을 위협할 뿐 아니라 지금의 미국처럼 엄청난 비용부담을 줄 게 분명하다. 그 동안 정부나 지자체가 외면하고 있었던 실상을 바로 보고 대비하도로 법제화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정부나 다른 지자체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

거대도시 재생으로 가는 길

1993년 일본 NHK special 

아래 동영상은 뉴욕의 노후화 사례를 빌어 동경의 노후화 실상을 살펴보는 프로그램인데, 방송 2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서울의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도로함몰이 일본에서는 1990년에 사회이슈가 되었는데 그 내용도 음미해볼만 하다.

방송 20여년이 지난 동경도의 현재

동경의 수도도시고속도로는 건설된 지 50년이 넘어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로 지난 ’14년부터 시작하여 ’28년 완공을 목표로 모두 5개 노선의 도시고속도로에 대하여 대규모의 개축 및 보수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교량을 완전히 개축하는 구간이 8km이고, 구조물을 지금 그대로 둔 채로 보수하는 구간이 55km에 달하는데 총사업비가 6,663억엔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