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화재 주민 실수로 발생.. 구룡마을은 어떤 곳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29일 오전 발생한 서울 구룡마을 화재 원인과 관련해 주민의 실수로 불이 시작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구룡마을 내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주민 김모씨(69)를 실화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야외용 가스 히터를 손질하던 중 안전스위치가 켜져 가스가 새어나온 것을 모르고 점화스위치를 누르자 불이 붙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불은 오전 8시50분쯤 서울 강남구 일원2동 구룡마을 내 한 교회 뒷편에서 발화돼 약 1시간56분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주민 김모씨(70)와 오모씨(64·여), 김모씨(54) 등 주민 3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고, 전체 29가구 가운데 빈집 3가구를 제외한 26가구 주민 43명이 대피했다.

앞서 구룡마을에서는 2009년 이래 무려 13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특히 2014년 11월에는 대형 화재가 발생해 한 명이 숨지고 전체 마을 5만 8080㎡중 900㎡와 주택 16동(63세대)가 불에 타 136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강남소방서는 구룡마을 소방관 파견소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화재에 대비해 왔다.

구룡마을이 화재에 취약한 가장 큰 이유는 마을 내 주택들이 대부분 인화성 자재로 지어진 때문이다. 대부분의 주택이 비닐과 목재 등으로 지어진 데다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주민이 많은 것도 화재 위험을 높인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마을 뒤편에 산이 위치한 만큼 화재가 나면 큰 불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다.

구룡산 자락에 위치한 구룡마을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동 자연마을로 마지막 남은 서울 강남의 판자촌이다.

구룡마을은 1980년대 말부터 도심의 개발에 밀려 오갈데 없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서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으로, 현재 1,242가구에 약 2,53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항상 화재 등 재해에 노출되어 있고, 오·폐수, 쓰레기 등 생활환경이 아주 열악한 곳이다.

한편 서울시는 2014년 그 동안 논란이 많았던 민영개발에 대해서는 개발이익 사유화에 따른 특혜논란, 사업부진시 현지 거주민들의 주거대책 미비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공정한 공공관리자의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는 서울시 SH공사 주도의 공영개발로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