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성 폭우로 바뀐 ‘하비(Harvey)’가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휴스턴 동부 지역을 강타해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비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휴스턴 주민들이 여전히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휴스턴 동쪽에 있는 포트아서에 돌풍과 폭우가 몰아쳤다. 하비의 여파로 포트아서의 요양시설에 머물고 있는 노인들과 임시 보호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도 대피에 나섰다.
데릭 프리먼 포트아서 시장은 “우리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지만 또 다시 피해가 발생했다”며 “경보가 발령되면 최대한 높은 곳으로 몸은 피하라”고 당부했다.
텍사스주 당국에 의하면 허리케인 하비 및 제2차 상륙으로 현재까지 최소 28명이 추가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 사망자 숫자는 매체마다 조금씩 차이가 난다. 뉴욕타임스는 총 사망자를 최소 38명으로 추정했고, 텍사스 현지 매체인 댈러스 뉴스는 최소 31명으로 보도했다. 물이 빠지면 사망자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미주리주 스프링필드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은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당신들과 함께 슬퍼할 것이며 영원히 당신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열대성 폭우는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에 기록적인 비를 뿌리며 19명의 사망자를 냈다”라고 밝혔다. 애벗 주지사는 “비가 계속 내리면서 텍사스 남동부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하비는 단일 열대성 폭풍우로는 최대 강우량을 갈아치웠다. 30일 데이브 헤넨 CNN 수석 기상예보관은 열대성 폭풍 하비가 텍사스 일부 지역에 최대 1320㎜의 비를 뿌렸다고 설명했다.
텍사스 해안지역 도시들인 보몬트와 포트아서에서는 하루 새 660㎜의 비가 왔으며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헤넨은 “텍사스주 동부 끝에 있는 보몬트와 포트아서에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홍수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포트아서는 인구 5만5000명의 도시로 버몬트에 내린 폭우가 포트아서 쪽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미 기상당국은 전했다. 브라이언 배빈 하원의원은 보몬트 북부 도시인 우드빌 자택에서 폭우로 계곡물이 넘쳐 흐르면서 고립됐었다고 밝혔다.
아트 아세베도 휴스턴 경찰국장은 30일 하루 동안 6~7만건의 구조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세베도 경찰국장은 “사망자 숫자가 빠르게 늘지 않도록 기도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텍사스주 방위군의 트레비스 월터스 중령은 “현재 휴스턴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으며 정확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조를 원하는지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게임이 휴스턴에서 열리는 등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 기상청은 이번 주말까지 휴스턴을 비롯해 남동부 루이지애나주에서 추가 홍수 피해가 우려된다며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