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기록적 폭우로 홍수·산사태… ‘120년 노후 댐’ 붕괴 위기에 5,500명 긴급 대피

– 오아후·카우아이섬 직격탄, 비상사태 선포 및 구조 작업 긴박

– 20년 만의 최대 규모 홍수… 피해액 10억 달러 육박 전망

– 저기압 발달로 추가 강우 예보, 하와이 전역 홍수주의보 유지

[호놀룰루] 미 하와이 제도에 며칠간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오아후섬의 노후 댐이 붕괴될 위험에 처하면서 수천 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하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120년 된 댐’ 붕괴 가능성에 수천 명 피난길

현지 시각 20일, 하와이 주정부와 소방 당국은 오아후섬 중부에 위치한 와히아와(Wahiawa) 댐의 수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함에 따라 인근 주민 약 5,500명에게 즉시 대피령을 내렸다. 1906년에 건설되어 120년이 된 이 댐은 과거에도 붕괴와 재건을 반복해왔으며, 이번 폭우로 수위가 불과 하루 만에 24m에서 26m까지 급상승하며 최대 허용치에 육박했다.

주정부는 수년 전부터 이 댐의 안전 문제를 경고하며 시정 명령을 내려왔으나, 이번 집중호우가 결정타가 됐다. 당국은 댐이 무너질 경우 하류 지역에 심각한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카우아이·오아후섬 직격탄… 기반 시설 파괴

이번 폭우는 카우아이섬에서 시작되어 오아후섬과 마우이섬으로 확대됐다. 카우아이섬 일부 지역에는 하룻밤 사이 최대 254㎜의 비가 쏟아졌으며, 리후에 공항의 일일 강수량은 1996년 기록을 경신했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카우아이섬의 도로, 교량 및 주요 기반 시설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오아후섬 북부 해안(North Shore) 등 세계적인 관광지에서도 급류에 차량과 가옥이 떠내려갔으며, 현재까지 헬기와 보트를 동원해 최소 230여 명이 구조됐다. 저체온증으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들은 있으나 현재까지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 “지난 20년 중 최대 규모”… 한인 사회도 촉각

조시 그린 주지사는 “이번 홍수는 지난 20년간 하와이에서 발생한 홍수 중 가장 큰 규모”라며 전체 피해액이 10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인 커뮤니티 역시 갑작스러운 물난리에 비상이 걸렸다. 마우이섬과 오아후섬 전역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지면서 한인 업소와 주거지의 침수 피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행히 주요 한인 밀집 지역의 직접적인 대규모 인명 피해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으나, 산사태로 인한 도로 차단과 전신주 전도 등으로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 이상기후 영향… 추가 피해 우려

미 기상청(NWS)은 하와이 북서쪽에서 발달한 저기압과 표면 기압골이 이동하며 주말까지 뇌우를 동반한 추가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마우이 산불에 이어 이번 대규모 홍수까지 발생하는 등 하와이의 자연재해가 이상기후로 인해 더욱 빈번하고 강력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국은 하와이 전역에 홍수주의보를 유지하고 주민들에게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며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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