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도시의 길과 다리, 터널, 상·하수도는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낡는다. 미국은 1980년대부터, 일본은 2010년대부터 집중 건설기 기반시설의 노후화가 사회 문제로 드러났고, 우리나라도 1970~80년대에 집중 건설된 시설이 30년을 넘기면서 같은 길에 들어섰다. 이 보고서는 연구원이 2017년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과 원장의 대학원 강의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일본의 경험과 한국의 제도·정책을 정리하고 2025~2026년의 최근 상황을 보완해 정책 과제를 제시한다.

주요 내용

  • 우리나라 중대형 SOC 가운데 30년 이상 된 시설의 비중은 2018년 말 36.8%였고, 20년 뒤에는 78.9%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었다. 저수지(96%), 댐(45%), 철도(37%)의 노후화가 특히 높다.
  • 서울은 2016년 기준 30년 이상 된 교량이 27%, 하수도가 52%였고, 노후 하수관은 도로함몰의 주된 원인(76%)으로 지목되었다.
  • 미국 토목학회(ASCE)의 인프라 성적표는 1998년 이후 줄곧 D등급대에 머물다 2021년 C-, 2025년 C로 올랐으나, 필요한 투자와 계획된 투자의 차이는 3.7조 달러에 이른다.
  • 일본은 2012년 사사고(笹子) 터널 천장판 붕락(9명 사망)을 계기로 '인프라 장수명화 기본계획'(2013)을 세우고, 모든 교량·터널을 5년마다 근접 육안점검하도록 법령을 바꿔 첫 5년 주기(2014~2018)에 점검률 99% 이상을 달성하였다. 나아가 2030년 점검·보수용 센서·로봇 세계시장 30% 점유를 목표로 로봇 현장 검증과 '인프라 메인터넌스 국민회의'(2016, 회원 2,700여 곳)로 유지관리를 성장 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 서울시설공단은 2019년 일본 국민회의를 현지 조사한 뒤, 그 약점(실용화 지원·공공 역할 부족)을 보완한 '서울 인프라 혁신 플랫폼'(2020)을 설계하고, 2021년 15개 기관이 참여하는 '도로인프라 얼라이언스'로 도로 분야에서 실천하였다.
  • 우리나라는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관리 기본법」(2020 시행)으로 15종 기반시설의 기본계획·관리계획 체계를 갖추었고, 2021~2025년 광역지자체 관리계획에 약 40.4조 원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 그러나 2025년 서울 명일동 땅꺼짐(1명 사망)과 일본 사이타마현 야시오시 도로 함몰처럼, 땅속 시설의 노후화와 관리 사각지대는 여전히 큰 위험으로 남아 있다.

정책 제언

  • 사후 보수에서 '예측·선제 관리'로: 시설별 잔존수명과 생애주기비용을 근거로 보수·보강 시점을 정하는 관리 방식을 모든 관리주체로 넓힌다. 서울시 교량 분석에서는 선제 관리로 14년간 약 34%의 비용 절감이 추정되었다.
  • 관리 사각지대 해소: 소규모 교량·땅속 관로 등 법정 관리대상 밖의 시설을 위험도 기준으로 관리하도록 「시설물안전법」을 근본적으로 개편한다.
  • 산·학·관·민 플랫폼과 유지관리 산업: 국민회의·도로인프라 얼라이언스 같은 협력 플랫폼을 국가 상설 기구로 넓히고, 드론·AI 점검 기술을 키우는 산업 목표를 세운다.
  • 국민이 아는 인프라: 미국 성적표, 일본 토목학회 '인프라 건강진단서'처럼 기반시설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국민에게 알려 투자에 대한 공감대를 만든다.
  • 안정적 재원: 성능개선 충당금, 사용 부담금 등 기반시설관리법이 마련한 재원 장치를 실제로 작동시키고, 노후 하수관처럼 지자체 재정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분야는 국가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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